UX 디자이너의 역할은 종종 ‘기획이 끝난 후 화면을 구체화하거나 예쁘게 다듬는 일’로 이해되곤 합니다.
그러나 AI 서비스를 설계하면서 제가 디자인 만큼이나 많이 한 일은 초기 기획안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제가 만든 시안에 대한 반복적인 검증이었습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다시 묻는 과정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AI 사업부에서 개발 중인 Agent의 딥리서치 로딩 인터랙션 설계 사례를 통해, 보이지 않는 AI의 내부 과정을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꾼 과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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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오픈한 ‘DBpia 커뮤니티’는 연구자와 연구자를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어떤 연구자를, 왜, 어떻게 연결한다는 것일까요?
이에 답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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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젝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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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리서치는 사용자가 던진 주제를 바탕으로 ‘연구 계획 생성 → 심층 조사 수행 → 조사 결과 기반 연구 보고서 생성’의 흐름으로 구성된 기능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구조는 단순하지만, 실제로 가장 복잡한 구간은 마지막 ‘연구 보고서 생성’ 단계입니다.
이 과정은 한 번의 응답으로 완료되는 구조가 아니라, 생성과 보완이 반복되며 점진적으로 완성되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구체적인 내부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자가 ‘보고서 작성’을 요청합니다.
AI 모델(LLM)이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보고서 초안을 생성합니다.
결과가 일부만 생성될 경우 추가 생성을 통해 내용을 보완합니다.
보고서가 완성될 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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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리서치 연구 보고서의 반복 생성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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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에서는 몇 번의 내용 보완이 필요할지, 언제 최종 결과가 완성될지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구간은 짧게는 1분, 길게는 6분 이상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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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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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과정이 반복되지만, 사용자가 마주하는 화면은 단 하나의 ‘로딩 구간’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단순히 스피너만 제공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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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너(Spinner) 로딩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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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무엇이 진행 중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불안과 이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단순한 사용성 문제가 아니라, 실제 서비스 이용률과 재방문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점입니다.
Nielsen Norman Group⁽¹⁾이 제시한 ‘시스템 상태의 가시성⁽²⁾’ 원칙에 따르면, 시스템은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용자에게 명확히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한 HCI⁽³⁾와 심리학 연구에서는 실제 대기 시간보다 ‘체감 시간’이 사용자 경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은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재 로딩 구간의 문제는 단순히 시간이 길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생성 구조 속에서, 사용자가 아무 맥락 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서비스 신뢰와 이용 지속성을 위협하는 지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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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첫 번째 가설 — 진행 단계를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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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정의한 뒤, 처음 떠올린 해결 방법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사용자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면, '현재 어떤 단계가 진행 중인지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가설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은 단계형 로딩 UI인데요.
예를 들어,
연구 자료 분석 중
핵심 논점 정리 중
연구 보고서 작성 중
과 같이 작업 흐름을 단계로 나누어 진행중/완료 상태를 시각화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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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형 로딩 UI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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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구성하면 사용자는 현재 진행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기다림 역시 덜 길게 느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설계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 접근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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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조적 제약과 관점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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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 진행 상태는 알 수 없다
백엔드 개발자와 논의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연구보고서 생성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생성과 보완이 반복되며 점진적으로 완성됩니다.
이 과정에서는 응답 시점, 추가 생성 횟수, 전체 소요 시간을 사전에 예측할 수 없습니다.
즉, “지금 몇 퍼센트 진행되었는지”라는 정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2) 가짜 진행 상태는 오히려 신뢰를 깨뜨린다
이 구조를 무시하고 임의의 단계를 표시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단계가 모두 지나갔는데도 로딩이 지속된다면, 사용자는 시스템이 멈췄다고 느끼거나 오류를 의심하게 됩니다.
문제는 단순히 정보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가 오히려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3) 관점의 전환
이 지점에서 설계의 방향을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초점은 ‘정확한 진행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험에 있었습니다.
관점은 자연스럽게 이동했습니다.
‘얼마나 진행되었는가?’보다 ‘시스템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가 더 중요한 질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로딩 인터랙션을 설계하는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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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최종 설계 방향 — 기다림을 견딜 수 있는 경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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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선택한 해결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활동감’을 전달하는 인터랙션
문서 아이콘에 스케일 애니메이션을 적용했습니다.
이는 ‘멈춰 있는 화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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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아이콘에 적용된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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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태 정보 대신 ‘시스템 설명’
현재 구조상 구체적인 상태값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가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시스템 동작을 설명하는 안내 문구를 제공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습니다.
분석 과정으로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 있습니다.
화면을 이동해도 작업은 계속 진행됩니다.
첫 번째 문장은 지연을 ‘오류’가 아닌 ‘정상적인 처리 과정’으로 인식하게 하여 불안을 줄입니다.
두 번째 문장은 대기 화면에 머무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통해, 사용자가 새로고침이나 중단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불필요한 불안을 낮춥니다.
즉, 상태를 수치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시스템이 정상 작동 중임을 설명함으로써 신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3) 단계가 아닌 ‘작업 맥락’으로 전환
기존 단계형 UI는 진행중 및 체크 상태 아이콘을 통해 작업이 순차적으로 완료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구조와 맞지 않는 완료 신호는 오히려 신뢰를 해칠 수 있습니다. 이에 개선안에서는 진행 상태 아이콘을 모두 제거하고, 완료 개념 대신 작업 맥락을 안내하는 텍스트 구조로 전환했습니다.
연구 자료 분석중
핵심 논점 정리중
보고서 작성중
여기 세 문구에 동일한 shimmer 효과를 적용하고 무한 반복되도록 구성하여, 완료를 암시하지 않으면서도 시스템이 계속 작동 중이라는 신호를 전달했습니다. 즉, 작업의 성격과 지속성을 인지시키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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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개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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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번 사례가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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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생성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기술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느끼는 기다림의 무게는 디자인을 통해 충분히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번 설계의 핵심은 단순히 로딩 UI를 추가하거나 시각적으로 다듬는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사용자가 시스템을 신뢰하고 기다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이 고도화 될수록 보이지 않는 과정을 납득 가능한 경험으로 풀어내는 일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관점에서 사내 서비스들을 설계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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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단계인 만큼 구상했던 여러 기능을 덜어내야 했지만, ‘연구자 프로필’ 기능만큼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공들여서 연구자들을 위한 온라인 명함이자, CV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도록 기획했지요. 연구자 프로필의 핵심인 연구분야 키워드는 가장 눈에 잘 들어오게끔 디자인하고, 연구이력란에는 경력뿐만 아니라 연구자에게 중요한 이력인 논문, 학술대회, 저역서, 연구사업, 지식재산 등 카테고리를 분류하여 기재할 수 있게끔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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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이론 /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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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Nielsen Norman Group: 사용성(Usability)과 사용자 경험(UX) 분야의 대표적인 리서치 및 컨설팅 기관으로, 다양한 UX 원칙과 휴리스틱을 제시해 온 조직입니다.
(2) 시스템 상태의 가시성(Visibility of System Status): 시스템은 합리적인 시간 내에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용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용성 원칙입니다. 본 사례에서는 로딩 구간에서 진행 상황을 인지 가능하게 설계해야 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과 컴퓨터 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로, 체감 대기 시간(Perceived Waiting Time)과 피드백 구조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실제 대기 시간보다 ‘체감 시간’이 만족도와 신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본 사례의 문제 정의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불확실성 감소 이론 (Uncertainty Reduction Theory): 사람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느끼며, 정보 제공을 통해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심리적 안정감이 증가한다는 이론입니다.
Waiting Time Perception in HCI: 실제 대기 시간보다 ‘체감 대기 시간’이 사용자 만족도와 신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영역으로, 본 사례에서 진행 상황 피드백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합니다.